이번에는 최근 프로젝트를 하며 들었던 고민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한다. 나는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인데, 이번 학기에 유독 팀 프로젝트가 정말 많다. 지금은 끝났지만 동기들과 공모전에도 나갔고, 동아리 프로젝트, 학교 팀플 2개, 작은 개발 프로젝트, 그리고 졸업 프로젝트까지. 모든 프로젝트들이 중요하지만, 솔직히 말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1년이나 하는 학교 졸업 프로젝트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그리 많은 힘을 들인 것 같지 않다...)
우리 학교의 경우 졸업 프로젝트는 1년에 걸쳐 진행된다. 첫 학기는 '스타트'라고 불리고 두 번째 학기는 '그로쓰'라고 불리는데, 보통 첫 학기와 두 번째 학기 사이의 방학에 개발을 모두 진행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로쓰 학기 때 주제를 바꾸는 팀도 있다고 들었다...) 무튼 나는 현재 스타트 학기를 진행 중이며, 이번 학기에는 전반적인 기획, UI 제작, 그리고 주요 기술 시연을 선보여야 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AI가 필수 사항이라 기술 시연도 AI 기술 시연으로 진행된다.)
우리 팀은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굉장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사실 시중에 없는 서비스를 만드는 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최대한 참신하면서 꼭 쓸모가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적당히 AI 기술도 들어가야 해서 고려사항이 정말 많았다. 그러던 와중 내가 청계천에서 주제에 대해 혼자 생각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AI 부분이 빈약해서 팀원들한테 까였다가 어찌저찌 우리 팀의 주제로 선정되었다.
그렇게 선정된 우리 팀의 주제는, 요약하자면, p2p 환전 플랫폼이다. 현재 AI 기술을 기반으로 지폐를 인식해 어느 나라 화폐인지, 원화로 어느 정도 환산 가치를 가지는지(실시간 환율 API 이용)에 대한 것을 대부분 구현한 상태이며 이를 중간 발표 때 시연하였다. 우리 팀은 사실 수강생으로부터는 꽤 많은 응원 표를 받았지만, 졸프 교수님 그리고 우리 팀의 스타트 학기 멘토님 (모 기업 전 대표님, 현재는 마케팅 등을 강의하신다)께는 날카로운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교수님께서는 설득력이 뭔가 부족하다고 하셨다. 멘토님께서는 우리가 p2p 플랫폼이기에 사용자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려울 것 같다 하셨다. 기획 의도는 완벽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피드백을 받으니 고민이 많이 되었다. 사실 공감도 되긴 했지만, 어떻게 디벨롭을 해야 사용자를 모을지에 대한 해결 방법을 계속 찾지 못했다. 지피티에게 물어봐도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팀원 1명이 자신의 부모님과 엄청 긴 대화 그리고 토론 끝에 좋은 해결책을 가져왔다. 연말정산, 그리고 기부를 서비스에 녹아 넣는 것이다. 자세한 건 아직 쓸 수 없지만, 이러한 기능을 넣으면 서비스의 수요가 꽤나 많을 거라 생각되었다.
나는 이번 일을 통해 대화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는 팀원들끼리의 회의나 토론을 넘어서, 팀원이 아닌 외부 사람들과의 논의이다. 사실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편협한 시각으러, 한 쪽에만 몰두되어 바라볼 수 있기에 다른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 팀이 아닌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앞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단순히 팀 내에서의 논의에 그치지 않고, 외부의 조언이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배웠다. 사실 오늘 졸프 교수님께 이 기능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이제 기획적으로 스토리 상 좋지만, AI 기술 챌린지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아서 또 수정을 거쳐야 하지만... 그래도 고민했던 구석이 하나라도 풀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기획적인 측면에서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큰 인사이트를 얻은 것처럼, AI 기술도 똑같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우리의 그로쓰 학기 멘토님께 메일을 보낸 상태이다. (우리 팀은 어쩌다 보니 그로쓰 멘토님을 일찍 구했다.) 꼭 멘토님께 좋은 인사이트가 담긴 답이 오길 기다리며,, 우리 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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